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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북방 실크로드` 동해경제권 열린다

新 `북방 실크로드` 동해경제권 열린다
韓 - 기술, 中 - 시장, 러 - 자원 잇는 3000리 블루오션
1억2천만명 동북3성·몽골 개척 `눈앞`
복잡한 비자발급·통관절차 해결해야


강원도 속초항. 뱃고동 소리와 함께 뉴블루오션(New Blue Ocean)호가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향해 출항했다. 최대 속력 20노트(시속 37㎞)로 달리는 뉴블루오션호는 북한 동쪽 방면 공해상을 관통해 러시아 영토에 진입한다.


뉴블루오션호는 올해 3월 재개통된 북방 항로(백두산 항로) 개척자다. 매주 한 차례씩 속초~자루비노항, 속초~블라디보스토크항을 왕복한다. 카페리로 총인원 750명과 승용차 300대를 실을 수 있다. 러시아산 수산물을 유통하는 김운학 노르웨이시푸드 대표는 "자루비노에 지점이 있는데 직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승선하게 됐다"며 "강원도 지역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데 탁월한 노선"이라고 설명했다. 종착지인 자루비노항은 한국 동부 지방에서 중국 동북 3성으로 이어지는 북방 루트의 첫 관문. 북방 루트는 총 1096㎞로 서울~속초(243㎞), 속초~자루비노항(508㎞), 자루비노항~훈춘(63㎞), 훈춘~옌지(102㎞), 옌지~백두산(180㎞)을 이어준다. 옛길로 따지면 어림잡아 삼천리(2790리)다.



현재 부산이나 동해시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향하는 항로가 있지만 중국 코앞인 자루비노를 잇는 항로는 이 노선이 유일하다.

뉴블루오션호를 운영하는 허만철 스테나대아라인 대표는 "항해는 20시간이 걸리는데 자동차 운송 자유화만 이뤄진다면 물류 면에서 오히려 항공보다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재 고객은 중국 동북 3성이다. 특히 지린성 인구는 2658만명으로 북한 인구 2454만명(추정)보다 많아 거대 소비시장이 성큼 다가올 수 있다.


극동 러시아도 연결된다. 러시아 극동 지역은 석유 매장량이 109억t(세계 7위), 천연가스 47조6000억㎥(세계 1위), 석탄은 1570억t(세계 2위)에 달한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는 태평양과 대륙을 잇는 관문으로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진정책에 따라 천지개벽 중이다. 동해 경제권이 새로운 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순간인 셈이다.


다만 북방루트는 여전히 시험 중이다. 불필요한 부대비용이 많다 보니 동해 뱃길을 따라 사람을 수송하기에는 손익계산서를 맞추기 힘들어서다. 김도현 기획재정부 남북경제과장은 "한ㆍ중ㆍ러 경제협력 협의체인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을 활용해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GTI는 동북아 지역 경제권을 개발하고자 한국 중국 러시아 몽골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지역협력 협의체다. 장도환 GTI사무국 자문관은 "2000년대 이후 한ㆍ중, 한ㆍ러, 중ㆍ러 간 양자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다자관계는 좀 더 성숙돼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중국 훈춘에서 GTI, 기재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동북아 국가 간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주센핑 지린대 동북아연구소장은 "중국 동북 3성과 네이멍구까지 합하면 인구만 1억2000만명"이라며 "동북지역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나선ㆍ황금평ㆍ위화도 지역을 중심으로 접경지역 개방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용어설명> ▷ 북방항로(백두산항로) : 북방항로(백두산항로) : 한국 속초~러시아 자루비노~중국 훈춘, 속초~블라디보스토크 항로다. 한~중~러를 잇는 길로 서울~속초 간 거리를 포함하면 1096㎞(약 3000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