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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롱다리' 50% 길어진다

[引張形(인장형) 사장교, 한계를 극복하다… 최대 길이 1200m에서 1800m로, 비용도 15% 절감]

기존 다리엔 상판 수축 막으려 보강재 넣어
무거운 단점, 길게 건설 못해 '치명적 약점'

GS건설 新기술, 양쪽서 잡아당기는 힘 이용
끌어당기는 구조물 '앵커리지' 육지에 설치

바다와 강을 가로지르는 대교(大橋)는 최첨단 건설 기술의 경연장이다.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은 건물이 한 국가 또는 지역의 상징물로 자리 잡듯 바다 끝까지 이어질 것 같은 긴 다리는 감탄을 자아내는 건축물이다. 다리는 양쪽 지역을 연결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예술 작품 수준의 볼거리를 제공해 관광산업을 일으켜 세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더 긴 다리를 만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GS건설이 개발한 '인장(引張)형' 사장교는 기존 사장교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사장교는 1200m가 '한계'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인장형 사장교는 다리 양쪽 끝에 있는 큰 탑(주탑) 간 거리를 최대 1800m까지로 늘였다. 외국 기술진과 인장형 사장교 기술을 공동 개발한 노정휘 GS건설 토목구조팀 차장은 "두 탑 사이의 거리가 1400~1800m인 경우에 주로 적용될 수 있다"며 "같은 길이라도 현수교에 비해 비용을 1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은 다리 상판을 양쪽에서 잡아당기도록 인장력을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사장교는 다리 상판이 압력을 받아 수축하는 단점이 있다. 주탑에서 내려온 케이블에 상판 조각을 연결하고, 이 연결된 상판을 이어붙이는 식으로 제작하기 때문이다. 연결된 상판들은 모두 주탑 방향으로 압축되는 힘(압축력)을 받는데, 이 힘이 오래 작용되면 상판이 휘어진다. 이를 방지하려고 상판에 휨 방지용 보강재를 써야 하고, 무게가 늘면서 다리 길이를 제약하는 요소가 됐다. 사용 원재료가 많아져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이에 비해 인장형 사장교는 특수 설계 기술을 적용해 상판을 압축하는 힘을 제거하고 잡아당기는 힘을 부과했다. 양쪽에서 팽팽하게 당긴 줄에 더 무거운 물체를 매달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선 다리 바깥쪽에 무게 추 역할을 하는 '앵커리지'를 설치해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 주탑과 다리 상판 사이 거리를 약간 띄워 압축력이 상쇄되도록 설계했다. 이런 결과 다리 상판에 휨 방지용 보강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도 됐고, 그 덕에 상판을 잡아주는 케이블 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GS건설은 이 기술로 국내에서 특허 5건, 해외에서 특허 1건을 등록했다.

인장형 사장교의 등장으로 향후 세계 교량 분야에서는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긴 다리는 현수교(懸垂橋)와 사장교(斜張橋)로 양분된다. 현수교는 높게 세운 양쪽 주탑 꼭대기 사이에 굵은 케이블을 걸치고, 그 케이블에서 다시 아래로 내린 쇠줄이 다리의 상판을 위에서 잡아주는 방식이다. 양쪽에 긴 막대기를 세우고 그 위에 빨랫줄을 걸친 것과 같은 모양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금문교가 대표적이다. 사장교는 주탑에 직접 연결된 케이블이 사선(斜線) 모양으로 다리의 상판을 잡아주는 구조를 갖고 있다. 사장교는 현수교에 비해 공정이 간단하고 공사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탑 사이의 거리를 크게 늘릴 수 없는 한계로 초장대(超長大) 교량에서 현수교에 밀려왔다.

실제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일본의 아카시대교는 주탑 간 거리가 1991m인 반면 사장교는 러시아 러스키대교(1104m)가 최장이다. 국내에서도 가장 긴 현수교인 이순신교는 주탑 사이 거리가 1545m(세계 4위)이지만 사장교인 인천대교는 800m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향후 1200m 이상 초장대 교량에서 사장교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23/201402230264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