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판매경쟁 시작됐다
귀뚜라미ㆍ경동ㆍ대성 등 보일러 전문사 외 삼성ㆍLG전자도 가세 6파전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판매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일러에 에어컨 기술을 더해 기존 ‘심야 전기보일러’ 대비 에너지효율이 2배 높은 고효율 전기보일러로 교체 보급하는 사업이다.
한국전력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 사업은 올해 300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경쟁은 치열하다. 내년엔 이보다 2배 이상 커지는 등 2025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없던 시장이 새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대성히트펌프 등 보일러 전문기업 외에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 등 냉동공조기기 업체들도 가세해 격전이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축열식 히트펌프 보급사업에 올해 3000대분, 75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가구당 25%의 설치 보조금이 지원된다.
소비전력 5㎾초과~10㎾이하 200만원, 10㎾초과~15㎾이하 제품에 250만원을 보조받게 된다. 가격은 설치비 포함 대당 평균 1000만원인데 가구당 750만원에 제품을 구매하는 셈이다.
내년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올해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10년 간 14만대 가량의 보급이 예상된다.
대상은 기존 심야 전기보일러를 이용하는 농가, 상업시설, 단독주택 등이다. 차상위계층 일부는 신규 설치 때도 지원된다.
1990년대 중반 농촌을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심야 전기보일러는 고유가 여파에 따라 2000년대 초 수요가 급증, 2009년까지 56만대가 보급됐다. 하지만 낮은 에너지효율로 인해 전력 낭비요인으로 지적받아 2010년부 터 신규 보급이 중단됐다.
한전 측은 “심야전기를 사용하는 수용가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하고 심야전기 손실을 줄이기 위해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보급사업을 시작한다”며 “9, 10월 보급상황을 봐가면서 내년 예산 규모를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는 소비전력을 낮추기 위해 에어컨(냉동공조) 기술을 이용해 만든 고효율 전기보일러다. 자체 개발 및 생산을 위해서는 핵심기술인 에어컨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유통과 설치를 위해서는 보일러기술이 있어야 한다.
향후 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는 보일러와 에어컨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유리할 전망이다.
현재 한전으로부터 인증받은 기업은 귀뚜라미, 경동나비엔(하이에어코리아 OEM), 대성히트펌프,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 등 6개 사다. 기기효율, 안전성 등 한전의 기술기준만 통과하면 돼 내년 신규 진입도 예상된다.
보일러업계는 제품이 보일러인 만큼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가전업계는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의 핵심이 공조기술이어서 에어컨 기술력이 크게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귀뚜라미는 보일러와 냉동공조 기술을 모두 보유,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단열상태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는 심야 전기보일러 보다 소비전력량이 평균50% 정도 줄어든다”며 “초기 보급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보조금이 지원되고, 수요가 늘어날 경우 가격은 인하여지가 생겨 보급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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