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 돈 넘치는 기업, 배당 확대에 베팅해 볼까
사내유보금 세금 부과 전망
유보율 높은 기업, 배당 확대 기대
태광산업·롯데그룹·삼성그룹 유보율 높아
“유보금 높고 배당 성향 낮은 기업이 유망”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세금 부과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보율이 높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내유보금 세금 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유보율이 높은 기업들이 적극적인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15일 상장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유보율이 1000%를 넘는 상장사는 총 529개로 나타났다.
유보율은 영업 활동에서 생긴 이익잉여금과 자본거래 등 영업 활동이 아닌 활동으로 생긴 자본잉여금을 합해 납입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유보율이 높은 기업은 내재가치가 높은 우량기업으로 평가받지만 그만큼 투자와 배당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국내 상장사들의 높은 유보율과 달리 낮은 배당은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최근 시장에서 유보율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지명되면서다.
최 내정자는 그간 기업들의 저배당을 지적한 바 있어 배당 확대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최 내정자는 청문회 서면 질의에서도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가계 부문의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근로소득과 배당촉진 등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방안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사내유보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태광산업으로 조사됐다. 태광산업의 유보율은 4만5936%에 달했고 유보액 역시 2557억원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배당성향은 5%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의 평균 배당성향 11.65%보다 낮고 미국(32.28%), 영국(51.62%), 대만(47.80%) 등 보다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유보율도 높았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은 각각 3만7274%, 3만4852%를 기록하며 태광산업 다음으로 2, 3위를 차지했고 롯데쇼핑의 유보율도 1만244%를 기록해 유보율 상위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SK텔레콤(3만4069%), 삼성화재(3만3161%), SK C&C(2만7945%), 영풍(2만5832%), 삼성생명(2만21%) 삼성전자(1만7414%) 등의 유보율도 높았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유보율이 높은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배당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잉여금을 설비투자나 지분투자 등에 투입했을 때도 회계상 내부 유보율이 상승한다”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단순히 유보율만 가지고 배당 여력이 높은 기업을 찾은 것은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관련 법인이 대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또한 이미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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