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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증권/신성장,미래산업,정책

미래 먹거리 ‘슈퍼섬유’ 시장 잡아라

탄소섬유·아라미드 글로벌 업체와 경쟁 본격화
범용 의료 소재 탈피해 고부가가치 섬유 공략

경쟁적인 양산계획 발표. 영업비밀을 둘러싼 1조원 규모의 국제적 소송. 최근 화학섬유업계는 차세대 먹거리인 고부가가치 섬유 이른바 ‘슈퍼섬유’ 시장을 두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부터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 범용 제품들에 대한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이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고부가 가치 섬유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올해 섬유업계의 가장 ‘핫’한 소재는 바로 ‘탄소섬유(carbon fiber)’다. 꿈의 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는 무게는 철의 20% 수준이지만, 강도는 철의 10배, 탄성률은 철의 7배로 항공우주·스포츠·풍력발전·자동차 산업의 핵심 내·외장재로 활용된다.



효성 생산공장 직원이 아라미드 원사 알켁스를 검수하고 있는 모습.

시장규모는 연간 2만톤(20억달러)이며 매년 11%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20년에는 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도레이와 미스미시레이온 등 일본기업이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탄소섬유를 상업생산한 곳은 태광산업으로 지난해 3월부터 연간 1500톤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양산을 시작했다. 최근 태광산업은 탄소섬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최중재 태광산업 사장은 “업황이 좋아지면 탄소섬유 연생산량을 2~3배 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광이 탄소섬유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태광이 연생산량을 2~3배 끌어올리면 최대 5000톤가량으로 규모 면에서 업계 3위에서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효성은 이달 중순부터 ‘탠섬(TANSOME)’이라는 브랜드로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전북 전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다. 효성은 2020년까지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1만7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도레이첨단소재가 경북 구미에 연산 22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준공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오는 2014년 3월 가동을 목표로 연산 25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연이어 증설해 연산 4700톤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 탄소섬유 공급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은 “국내 많은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탄소섬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방증한다”면서 “도레이가 지난 40년간 개발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비행기, 자동차 업체들과 공동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 차별화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섬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2위 정유사인 GS칼텍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GS칼텍스는 최근 피치(Pitch)계 활성탄소섬유 생산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60톤 규모의 시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태광, 효성, 도레이첨단소재가 양산하는 탄소섬유는 판(PAN)계로 피치계는 판계와 성능이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특히 GS칼텍스가 개발한 활성탄소섬유는 오염물질의 흡입·탈착 및 정화 기능이 뛰어나 반도체 공정용 도금 필터 등 산업용은 물론 공기정화기·정수기 필터용으로도 사용된다.


코오롱과 미국 듀폰(DuPont)의 소송으로 유명해진 아라미드 섬유도 고부가가치 소재로 주목맏고 있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도가 높고, 섭시 500도에서도 연소되지 않는 뛰어난 내열성을 갖고 있다. 소방복·전기절연재·건축자재, 고강도 방탄복 등에 쓰인다. 


슈퍼섬유라고 불리우는 아라미드 섬유는 미국 듀폰과 일본의 데이진 등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 코오롱이 가장 처음으로 개발해 시장에 진출해 연산 5000톤의 시을 구축하는 등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듀폰과 듀폰과의 1조원 규모 영업비밀 유출 소송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듀폰은 항소심 진행 중에도 1심 결과를 근거로 코오롱의 매출채권 양도를 받아내고, 미국 검찰이 코오롱인더스트리 임직원 5명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웅진케미칼은 올해부터 연산 3000톤 규모의 설비를 갖추고 아라미드를 상업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휴비스는 2009년부터 연간 1000톤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