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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국방부 인공위성 제작에 12년간 1조7000억원 투자

미래부·국방부 인공위성 제작에 12년간 1조7000억원 투자

2일 정부가 앞으로 12년간 인공위성 제작에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위성산업계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물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반기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2년간 매년 1기의 차세대 중형위성을 제작하는 카스(CAS·Compact Advanced Satellite) 사업에 9000억원을, 국방부는 4~5기의 정찰위성 제작에 8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특히 과거에는 정부 산하 연구소가 위성 제작을 독점했지만, 앞으로 투자는 민간 업체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중·저가용 위성 시장은 한국도 경쟁력 있어

미래부는 12기의 위성을 제작해 절반은 국내 수요를 채우고 나머지는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CAS 사업으로 제작된 위성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수출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가 CAS 사업의 위성 무게를 500㎏으로 제한한 점도 수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500㎏ 미만의 중·저가형 위성의 국내 제작 기술은 국제경쟁력이 있어 수출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국내 벤처기업 쎄트렉아이는 무게 350㎏ 미만의 위성을 말레이시아·UAE·스페인 등에 수출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형 위성은 경제성에서도 대형 위성을 압도한다. 최근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 예산의 20%만 들인 중소형 위성으로 대형 위성의 80% 성능을 내는 이른바 '2대8 법칙'이 현실화됐다. 일본이 수출 전략 모델로 개발한 아스나로 위성은 495㎏의 중형위성이지만, 카메라 해상도는 0.5m로 미국의 대형 군사위성에 육박한다. 아스나로 개발비는 90억엔(약 1020억원)으로 국내 대형위성인 아리랑 2·3호의 절반도 안된다.


◇위성 전문 인력 확보가 관건

정부의 대규모 위성산업 투자계획이 알려지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쎄트렉아이·AP시스템 등 국내 업체들은 정부의 발주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내 위성 산업의 토대가 빈약하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1조974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1%도 안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위성 제작 경험이 있는 회사도 쎄트렉아이와 KAI뿐이다.

인력과 기술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우주분야 인력은 연구소와 대학, 기업을 합해 3000여명 수준으로 최근 5년간 정체 상태다. 미국 푸트론사의 '2012년 우주 경쟁력 지표'에 따르면 국내 우주산업 경쟁력은 미국의 45.8분의 1, 중국의 10분의 1, 일본의 3.3분의 1에 그친다. 미래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우주분야 산업체 61곳 중 매출 10억원 미만이 44%를 차지하며, 직원 100명 미만이 절반이다.

미래부는 "그동안 국방, 기상 등 국가 수요에 한정된 사업에 위성 투자가 집중돼 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만한 개발 물량이 부족했다"며 "위성 제작과 함께 정부 연구소의 기술도 민간에 이전해 산업체의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복 투자 막고 가격 경쟁력 갖춰야

정부의 위성 산업 육성 계획이 성공하려면 초기 단계부터 부처 간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립대의 한 교수는 "부처 간 숨김없이 허심탄회하게 모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한정된 연구개발 인력을 감안한 투자 계획을 두 부처가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의 한 임원은 "그동안 위성 개발을 전담해온 항공우주연구원은 최고 사양의 위성만을 제작했기에 시장의 요구에 따라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며 "처음부터 CAS 사업을 민간 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맞는다"고 밝혔다. 우주 전공 한 대학교수는 "미래부가 위성 한 대당 제작 비용으로 800억원대로 책정했는데 이를 더 낮추지 않으면 수출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며 "이미 일본은 같은 사양의 위성을 500억원 미만으로 제작해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궤도위성

지구 자전주기와 같은 속도로 약 3만6000㎞ 고도에서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위성. 특정 지역 상공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통신방송위성(무궁화)·기상위성(천리안).

☞저궤도위성

지구 상공 160~2000㎞ 궤도의 위성. 지구관측위성(아리랑·우리별)·이동통신위성.

☞중궤도위성

저궤도와 정지궤도 사이. 미국의 GPS, 러시아 글로노스, 유럽 갈릴레오 등 위성항법용 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