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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증권/Hot이슈

인선 마친 오바마 2기 한반도 정책라인 보니

변화보단 현상유지에 무게
6자회담 특사 자리 비워둬
백악관 아시아 선임보좌관에 
‘중국통’ 에번 메데이로스 선임 
러셀·사일러 등 ‘입김’ 커질듯
‘대화파’ 케리, 중동 잇따라 방문 
북핵보단 이슬람 권에 전념할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 에반 메데이로스 현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보좌관을 임명함으로써 2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라인에 대한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백악관·국무부·국방부 등 한반도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3대 기관의 핵심 진용이 새롭게 짜이긴 했지만 면면들을 보면 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올해 초 임명된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을 제외하면 모두가 1기 행정부에 참여한 인사들이다.



우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에반 메데이로스 선임보좌관-시드니 사일러 한반도 담당 보좌관의 진용을 갖췄다. 라이스 안보보좌관과 메데이로스 선임보좌관은 지금까지 한반도 정책을 맡아본 적이 없어, 오랫동안 대북정책에 관여해온 중앙정보국(CIA) 출신 사일러 보좌관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 안보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신임을 받고 있으나, 중동과 아프리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40대 초반의 메데이로스 선임보좌관은 랜드연구소에서 중국 및 비확산 관련 연구를 해오다 2009년에 백악관에 합류했다. 공직 경력이 매우 짧아 성향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국무부에선 케리 장관 아래 윌리엄 번스 부장관과 동아시아·태평양국의 대니얼 러셀 차관보-제임스 줌월트 부차관보-로버트 랩손 한국과장, 그리고 대북정책특별대표사무소의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로버트 킹 인권특사 등이 한반도 정책 관련 핵심 인사들이다. 케리 장관과 러셀 차관보를 제외하곤 모두 유임됐다. 웬디 셔먼 정무차관은 직제상으론 동아태국을 관장하지만 대북정책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지휘를 받는 6자회담 특사는 클리퍼드 하트가 떠난 뒤 공석으로 남겨져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아직 하트 특사의 후임을 임명한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분간 공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방부에서는 애슈턴 카터 부장관-제임스 밀러 정책차관-데이비드 헬비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로 이어지는 기존 정책 라인에 변화가 없다. 마크 리퍼트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헤이글 장관 비서실장으로 옮겨 차관보 자리가 비어 있다. 이 자리엔 피터 라보이 동아시아 담당 수석 부차관보와 마이클 시퍼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새 진용이 1기 때에 견줘 전반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데다, 대북정책에서 새로운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대표적인 대화파인 케리 국무장관이 있긴 하지만, 임기 시작 이후 지금까지 중동지역을 여섯차례나 방문하고, 이번주엔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등 중동·이슬람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원칙주의적이고 소극적인 태도와 한국·일본 새 정부의 성향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비좁다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지금 워싱턴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책의 연속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