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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전격 상장… 증권가 분석은

삼성에버랜드 전격 상장… 증권가 분석은
기업가치 8조·주가 305만원.. 이재용 25% 최대주주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가 내년 1·4분기 상장 추진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이목이 다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집중되고 있다.

에버랜드 측은 상장을 통해 지난해 재편된 사업부문들의 사업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패션·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상장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는 에버랜드 상장을 자체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에버랜드, 기업가치 최대 9조

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6월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주관회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고리 정점에 서 있는 회사로 사실상 지주회사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에버랜드가 삼성그룹 경영 승계의 키를 쥐고 있는 회사로 꼽고 있다. 실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72%)을 포함 현재 삼성가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총 46%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25.1%를 보유한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7조6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에버랜드의 가치는 보수적으로 봐도 7조6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판단된다. 주당 가치는 305만원에서 365만원"이라며 "아울러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서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고 기업가치 상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삼성그룹이 에버랜드를 상장시켜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고 지주회사 체제로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삼성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제3자에게 블록딜(대량매매) 형태로 한꺼번에 넘길 경우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에버랜드에 대한 경영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삼성카드(5.00%), 삼성전기(4.00%), 삼성SDI(4.00%), 제일모직(4.00%) 삼성물산(1.48%) 등이 모두 18.48%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하는 것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입장에선 더 낫다. 에버랜드 상장 후에는 순환출자 계열사들이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자사주를 높이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식시장에선 1차적으로 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카드가 전거래일 대비 4.82% 오른 4만25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삼성물산(4.66%), 제일모직(4.07%), 삼성SDI(4.29%) 등도 모두 올랐다. 상장 시 구주매출을 통한 현금확보 가능성 덕분이다.

이날 장 종료 후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등 계열사의 지분 매입에 나섰다. 삼성SDI는 자사주 4.8%를 5일 장 개시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삼성전자에 매각하며 제일모직의 자사주 3.95%와 삼성카드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 4.67%도 같은 방식으로 삼성전자에 넘어간다. 지주회사 전환에 앞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證, 삼성전자 분할 가능성

또 KCC는 이날 에버랜드 상장 관련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10.92% 급등한 66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KCC는 에버랜드 지분 17.00%(42만5000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서 2011년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인수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당시 삼성카드는 '금융산업 구조개선 법률'에 따라 지분을 5% 미만으로 낮춰야 했다.

당시 KCC가 지분을 인수한 가격은 장부가 대비 할인된 주당 182만원으로 7739억원을 썼다. 이는 현재 약 1조2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아직 에버랜드 상장과 관련,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지만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차익은 최소 4000억원대에서 6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5000억원가량의 차익을 쥐게 되는 셈이다.

증권가는 특히 에버랜드 상장 후 삼성전자와의 합병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홍콩 CLSA증권은 삼성전자가 1년 6개월 안에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분할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24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가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은 현행 상법상 과세특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2015년 말까지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분할될 가능성은 50%라는 것이 CLSA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