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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음성, 윙크…구글 안경 조작법

터치, 음성, 윙크…구글 안경 조작법

구글의 ‘프로젝트 글래스’ 이른바 구글 안경은 안경처럼 얼굴에 쓰는 모바일 기기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는 없지만, 눈앞에 달린 작은 화면을 통해 지도를 이용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손목시계와 함께 차세대 ‘입는 컴퓨터’ 중 하나로 관심을 끌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구글은 지난 3월, 일부 개발자를 대상으로 시험용 기기를 배포했다. 기술 관련 이야기를 주로 쓰는 블로거나 개발자의 입을 통해 구글 안경에 관한 얘기가 조금씩 새 나오고 있다. 개발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구글 안경의 구체적인 사양도 공개됐으니 구글 안경을 실제로 볼 수 있는 날이 바투 다가왔다.

안경처럼 쓰는 기기라는 점에서 조작법도 관심사다. 스마트폰은 화면을 터치할 수 있지만, 구글은 안경을 어떻게 조작하도록 만들었을까.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구글 안경의 조작법을 알아보자. 구글 안경에 관심 있는 얼리어답터라면, 조작법 정도는 미리 익혀두면 좋다. 실제 기기를 얼굴에 썼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말이다.



터치 조작이 기본

구글 안경은 터치로 조작할 수 있다. 구글이 구글 안경을 조작하는 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직접 공개했다. 동영상을 보면, 구글 안경 오른쪽 다리에 달린 막대 모양의 장치가 터치패드 역할을 한다. 터치패드를 한번 터치해 대기 상태인 구글 안경을 깨우는 식이다.

안경다리 터치패드는 주로 응용프로그램(앱)을 조작하는 데 쓰인다. 손가락을 한 번 터치하면, 선택이나 ‘공유’ 등 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터치패드에서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이면 화면을 선택할 수 있고, 손가락을 아래로 쓸어내리면 취소 혹은 뒤로 가기 명령을 이용할 수 있다.

막대 모양의 터치패드를 쓴다는 점에서 구글 안경은 조작법에 한계가 많다. 터치패드만 이용해서는 다양한 명령을 내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구글 안경의 터치 조작은 매우 단순하게 구현돼 있다.

예를 들어 구글 안경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안경다리를 한 번 터치하면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온다. 터치패드를 앞뒤로 터치해 연락처에서 사진을 전해주고 싶은 친구를 찾고, 다시 터치패드를 한번 터치해서 사진을 공유하는 식이다. 기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조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단선적이고 직선적인 조작방식이다.

안경다리 터치패드를 멀티터치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두 손가락으로 터치할 수 있도록 하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축소하는 것처럼 손가락 줌 조작을 이용하도록 말이다. 구글이 지금까지 공개한 정보만 봐선 아직 멀티터치 기능이 구현돼 있는지는 알 수 없다.


△ 안경 다리에 붙어 있는 장치가 터치패드 역할을 겸한다.


△ 구글 안경 터치조작 동영상 보러가기


음성인식 기능도 추가

구글 안경의 터치패드 조작을 보완해주는 것은 단연 음성인식 조작이다. 구글 안경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된 음성 비서 ‘시리’를 조작하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이를테면, 구글 안경에 명령을 내리고 싶을 때는 ‘OK glass’라고 말하면 된다. 안경 속 화면이 대기상태에서 활성화 상태로 바뀌고, 사용자가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 목록으로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Take a picture’라고 말하면 사진을 찍고, ‘Send a message to… 이름’을 말하면, 연락처에서 친구 이름을 찾아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음성인식 조작은 아무래도 인식률이 가장 중요하다. 메시지를 보내려고 안경을 쓰고 말을 했는데 정작 사람 말을 못 알아들으면 명령을 여러 번 되풀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리나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모바일 기기에 경쟁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음성 명령 기능이 자주 쓰이지 않는 까닭 중 하나다. 기기가 말을 못 알아들으면 없느니만 못하다.

구글 안경을 직접 체험한 후 감상평을 올린 해외 블로거 로버트 스코블의 말에 따르면, 구글 안경의 음성인식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강한 억양을 갖고 있거나 주변 상황이 시끄러워도 음성 명령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정도인 것으로 짐작된다.

로버트 스코블은 구글플러스를 통해 “거의 모든 상황에서 음성 명령이 작동했다”라며 “구글 안경은 모든 이들이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첫 번째 기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음성으로 조작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는 뜻일 게다.

물론 아직 구글 안경이 우리말을 지원하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구글 안경이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려면, 우리말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지원해야 한다.

△ 구글 안경의 ‘타임라인카드’ 화면. 한 화면에 필요한 정보를 한 장씩 보여준다.

독특한 ‘윙크’ 조작법

터치나 음성인식 등 비교적 널리 알려진 조작법 외에 구글 안경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다. 바로 눈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구글 안경은 윙크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뿐만 아니라 윙크 동작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디지오반니 구글 안경 개발자가 5월2일, 구글플러스를 통해 윙크 조작법을 설명했다. 마이크 디지오반니는 여기에 ‘윙키(Winky)’라는 이름을 붙였다. 윙키는 구글 안경에서 쓰도록 개발된 독립적인 앱이라기보다는 구글 안경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소스코드 패키지다.

마이크 디지오반니 개발자는 “윙키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라며 “어렵게 ‘OK glass, 사진을 찍어줘’라고 말을 하거나 터치로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기기를 조작할 때 음성 명령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 조용한 강의실에서 누가 ‘OK glass’라고 용감하게 말할 수 있을까.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음성 명령을 쓰기 곤란한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아직 음성 명령 조작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이들의 시선도 낯뜨겁다. 시리가 내려주는 답변이 시원스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성 명령은 사용자를 민망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점도 현재 음성인식 기능이 잘 쓰이지 않는 까닭 중 하나다.

마이크 디지오반니 개발자가 설명한 대로 윙크로 구글 안경을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음성 명령에 관한 부담은 많이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눈꺼풀 근육은 좀 피곤해질 테지만.

화면은 카드를 넘기듯

구글 안경은 매우 작은 디스플레이가 달린 기기다. 진짜 안경처럼 눈 전체를 덮는 안경알이 디스플레이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구글은 구글 안경의 화면 크기에 관해 ’2.4m 거리에서 25인치 크기의 HD 모니터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크기는 작지만, 가까이에서 보는 만큼 화면을 적당한 크기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디스플레이가 눈 전체를 덮었을 때 위험도도 구글이 신경 쓴 점이다. 사람의 시야가 미치는 범위 안에 직접 화면을 띄우는 방식은 화면 크기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구글 안경의 조작 환경은 한 장씩 구성돼 있다. 넓은 스마트폰 화면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마치 카드를 한 장식 넘겨 보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구글 안경의 사용자 조작환경(UI) 이름도 ‘타임라인카드’다.

구글 안경 전용 앱 화면은 카드 화면이 기본이다. 첫 번째 카드에 시간과 날짜를 표시하는 ‘홈 화면’이 배치돼 있다. 옆으로 카드를 넘기면 연락처 카드가 나오는 식이다. 연락처 카드 안에서도 친구의 연락처는 각각 카드 한 장으로 구성돼 있다. 구글이 공개한 정보를 따르면, 카드 한 장의 해상도는 640×630이다.

카드타임라인은 한 화면에 되도록 많은 정보를 담도록 디자인된 일반적인 스마트폰을 쓰는 것과 비교해 다소 불편해 보인다. 눈 가까이 작은 화면을 달아둔 기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 화면에 많은 정보를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까. 카드를 넘기도록 하는 방식이나 터치 등을 통해 단선적인 조작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