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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등장, 미래 서비스 로봇 시장 향배에 태풍의 눈

삼성전자의 등장, 미래 서비스 로봇 시장 향배에 태풍의 눈

삼성전자가 서비스 로봇 시장 진출 채비를 본격화하면서 그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시각이 크게 엇갈린다. 우리나라가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 분석과 함께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 산업 생태계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서비스 로봇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은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했다. 구글 자회사 윌로개라지는 리눅스 기반 로봇 운용체계(OS) ROS로 강력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위키피디아처럼 로봇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다수의 개발자들이 제안하는 방식이다. MS도 윈도 기반 OS로 국방·의료 등 특수 산업 로봇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한국형 로봇 OS인 OPRoS를 개발했지만, ROS와 윈도 OS에 밀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품 수직계열화로 강력한 제조 인프라를 갖췄고, 마케팅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무엇보다 세계 시장 어디에서나 통하는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을 서비스 로봇에 활용한다면 글로벌 OS 업체에 쏠린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에 대부분 의존하면서도 스마트폰 시장 헤게모니를 거머쥔 바 있다. 삼성전자가 서비스 로봇 시장에 안착하면 관련 부품·콘텐츠 산업도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부품 표준화를 추진한다면 서비스 로봇 판매 가격을 절반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핵심은 서비스 로봇이 스마트폰처럼 강력한 시장 수요가 있을 것인지 문제”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 서비스 로봇 산업의 자원을 흡수함으로써 시장도 개화하기 전부터 산업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가 바이오·의료 등 신규 사업을 시작하면서 관련 산업 전체가 크게 들썩인 사례가 많았다. 삼성전자가 핵심 인력을 대거 영입하면서 연구개발(R&D) 기반 자체가 무너진 회사도 있다. 중소 벤처기업이 무너지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 로봇 기업 수는 360개에 달하지만, 이 중 영세업체 비중은 90%를 넘는다.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는 로봇 기업도 부지기수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시작하면, 이 중 상당수 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진출은 로봇 산업 차원에서 분명히 득과 실이 있을 것”이라며 “상생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로봇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