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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가볍게 더 가볍게" 차량경량화

가볍게 더 가볍게
"연비·가속성능 높이자" 차체 경량화 총력전
현대 'HND-9' BMW 'i8' 탄소섬유 등 신소재 사용
무게 줄이면서 강도는 높여
초고장력 강판 적용 늘리고 모듈화 통해 부품수 감축도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로 대성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하드웨어적 조건 가운데 하나는 몸무게다. 마라톤에서 몸무게가 1㎏ 더 나가면 42.195㎞를 뛰는데 걸리는 시간이 3분이 더 걸린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선수들이 기록 향상을 위해 훈련만큼이나 혹독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동차 업계도 이와 비슷하다. 차량의 연비와 가속 성능 향상 등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 '경량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신소재 개발, 초고장력 강판 확대 적용, 차체설계 최적화 등이 그 일환이다. 일반적으로 차량이 10% 가벼워지면 연비는 3.2%, 가속 성능은 8.5%, 핸들 조향 능력은 19% 향상되는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3.2%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新) 소재를 접목하라"= 지난 달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 행사장. 국내ㆍ외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경량화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새로운 소재가 적용된 차량을 전시했다. 

단연 눈길을 끈 것은 2013 서울모터쇼 베스트카 콘셉트카 부문에 선정된 현대자동차의 스포츠 쿠페 콘셉트카 'HND-9'이었다. 이 차량은 카본 소재를 적용해 경량화를 달성했다. 베스트카 그린카 부문에 이름을 올린 BMW의 전기차 'i8'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다. 재규어는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들어 경쟁 차종 대비 150㎏ 이상 무게를 줄인 대형 세단 'XJ'를 선보였다. 무게를 100㎏ 정도 빼면 연비는 약 2% 좋아진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본소재, 탄소섬유, 알루미늄은 그나마 대중적이다. 이름조차 정해지지 않았거나 이름이 있더라도 잘 알려지지 않은 첨단 신소재도 많다. 쏘나타는 차량의 양 옆쪽 도어 아래에 위치한 사이드실 몰딩에 '클레이 나노 복합재'를 적용해 기존 부품 대비 약 20%의 무게를 줄였다. 클레이 나노 복합재는 플라스틱에 몬모릴로나이트라는 점토광물을 머리카락 1만분의 1 두께의 초미세 입자 크기로 분산시켜 무게를 가볍게 하면서도 강도는 높인 첨단 신소재다.

◇기존 소재를 '더 세고 더 가볍게'=현대ㆍ기아차는 지난 해 중형차급 기준으로 20% 정도 적용돼 있는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2015년까지 50% 이상으로 높여 차체 무게를 10㎏ 이상 줄인다는 계획을 갖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일반 자동차 강판은 35㎏ 정도의 힘(인장강도)를 견디는데 60㎏ 이상을 견뎌내면 초고장력 강판으로 분류된다.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 대비 2배 이상 강도가 높으면서도 무게는 10% 정도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ㆍ기아차가 선택한 것은 '핫 스탬핑' 제품이다. 핫 스탬핑 공법은 9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한 소재를 프레스 성형과 동시에 급속 냉각시킴으로써 성형 전에 비해 강도가 3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제조하는 방법이다. 핫 스탬핑 제품은 강도의 수위에 따라 차량의 충돌 및 전복 시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주요 부분에 적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핫 스탬핑 제품은 유사 시 운전자 및 탑승자의 보다 안전하게 지켜준다"며 "또 중량 감소로 인한 연비개선, 연료절감으로 인한 환경보호등의 연쇄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체설계로도 무게 뺀다 = 모듈화를 통해 부품 수를 줄이는 것도 차체 경량화의 한 방법이다. 지난 해 9월 출시된 기아차 K3는 공차중량이 1,159㎏(1.6 M/T 기준)으로 기존 포르테(1.6 M/T 기준)의 1,170㎏ 대비 10㎏ 이상 줄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K3에 장착된 6단 자동변속기는 기존 5단 자동변속기에 비해 부품 수와 중량을 줄이면서도 성능 및 연비는 크게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K3의 6단 자동변속기는 토크 컨버터의 중량 및 크기가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엔진의 경량화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기아차의 대표 플래그십 모델 K9은 엔진에 알루미늄 블록 등을 적용해 경량화를 달성했다. 또 변속기에도 알루미늄 캐리어, 플라스틱 오일팬 등 다양한 경량화 소재를 사용했다. 현대차 에쿠스, 제네시스 등에도 알루미늄 블록이 적용된 엔진이 탑재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 등으로 인해 대중적인 브랜드는 물론 럭셔리 브랜드 자동차 업체들도 경량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하지만 신소재는 그만큼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관건은 비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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