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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서/IT

삼성 시스템반도체가 살아난다

삼성 시스템반도체가 살아난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이 사업은 올 1분기에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 그쳐 쾌조의 성과를 거둔 메모리사업과 대비됐지만 2분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찾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분기부터 두 자릿수로 올라서는 게 유력시 된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은 올해 들어 80% 이상 상승한 D램값 회복세와 맞물려 1분기에만 9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시스템반도체만 제 궤도에 오르면 삼성 반도체사업의 두 바퀴가 정상적으로 구르면서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


박정준 JP모건 전무는 "2분기부터 갤럭시S4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애플 공급량이 살아나면서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복세를 띨 것"이라며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10%대 중반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역시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부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애플은 올 1분기에 374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 4분기(4779만대)보다 1000만대 이상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다.

애플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단독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

도 그만큼 모바일 AP 판매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애플이 AP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가동률도 주춤했던 것으로 전자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28나노 생산라인의 수율 저하와 반도체 설계회사 인수에 따른 기타 비용 증가도 1분기 이익률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2분기부터 28나노 공정의 수율이 안정화되고 애플의 AP 주문량이 늘면서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10%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무는 "애플과 삼성 물량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거래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갤럭시노트3 등 신규 전략제품의 판매가 늘면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회복과 함께 올 2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1조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전체로 6조~8조원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장밋빛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애플이 2014년부터 대만 TSMC의 모바일 AP를 구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도 이러한 정황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정준 전무는 "애플이 내년부터 TSMC와 AP 거래를 본격화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과 TSMC의 거래량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애플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TSMC가 단번에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성인 상무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모바일 AP 거래를 통해 거두는 마진은 2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TSMC의 평균 영업마진이 36%로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TSMC가 애플의 가격정책을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TSMC와 AP 거래를 개시하더라도 삼성전자가 여전히 주요 거래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