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대강사업 뒤 흑두루미 북상 경로 바뀌었다
ㆍ주된 경로 낙동강유역 습지 훼손… 체류 개체수 격감
ㆍ순천만·천수만 등 서해안지역서 관찰된 숫자는 급증
낙동강 습지에서 쉬어가던 멸종위기종 흑두루미의 북상 경로가 4대강사업 후 천수만·순천만 등 서해안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에서 한국을 거쳐 시베리아·몽골로 가는 흑두루미의 북상 길을 4대강사업이 바꾼 것이다.
한국물새네트워크와 김신환 동물병원의 모니터링 결과 올해 3월 충남 보령시 천수만에서 확인된 흑두루미는 하루 최대 5000개체를 넘어섰다. 한 장소에서 하루 동안 관찰된 숫자다. 천수만 등 서해안 지역으로 북상하는 전체 흑두루미는 1만마리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같은 방법으로 4대강 사업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2010년에는 북상 중인 흑두루미가 1000개체, 2011년 1400개체, 2012년 2000개체, 2013년 2500개체, 2014년 3000개체, 올해는 5163개체가 관찰됐다.
과거 2009년에는 서해안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는 흑두루미 수가 하루 최대 800개체 정도로 추산됐다. 반대로 흑두루미의 주된 북상 경로였던 낙동강을 이용하는 흑두루미는 4대강사업 후 수십마리 수준으로 격감했다.
2013년엔 보이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73마리, 올핸 12마리가 관찰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4대강사업으로 인해 낙동강의 모래톱이 줄어들고, 습지가 사라지거나 제 기능을 잃으면서 흑두루미의 북상 경로가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낙동강 유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른 경로지만 낙동강에 제대로 쉴 곳이 없다 보니 흑두루미들이 서해안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월쯤부터 시베리아·몽골에서 출발해 일본 이즈미로 남하할 때 낙동강 유역을 거쳐 남하하는 흑두루미들은 주변 습지에 머물지 않고 잠시 쉬었다가 바로 떠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낙동강 유역을 거쳐 남하하는 흑두루미는 연간 1000~2000개체로 서해안의 10~20% 수준이다.
4대강사업 이전에는 일본으로 내려가지 않고 낙동강 해평습지나 강정습지에서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들도 수십 개체씩 확인됐었다. 4대강사업으로 광대한 면적이 훼손된 낙동강 해평습지는 국내 최대의 두루미 도래지로 꼽히기도 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sid1=102&oid=032&aid=000258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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