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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서/뉴스

지구 북반구 달리는 고속철도 탄생할까

러시아, ‘트랜스-유라시아 벨트’ 개발 추진 

유럽~아시아~북미 대륙 잇는 초대형 운송 네트워크


지구의 북반구를 한바퀴 휘감는 고속철도가 탄생할 수 있을까.


러시아가 유럽-아시아-북미 대륙을 잇는 초장거리 운송망 사업 구상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철도공사 사장은 최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에서 야심찬 ‘트랜스 유라시아 벨트 개발(TEPR)’ 계획을 공개했다고 <시베리아 타임스> 인터넷판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서 도버 해협을 건너 유럽과 러시아, 시베리아 및 극동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베링해협을 건너 북미 대륙을 관통해 미국 뉴욕까지 닿는 여객·물류 운송망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뿐 아니라 고속도로, 석유·가스 수송관도 함께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대서양을 뺀 북반구 대륙 전체를 육로로 잇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야쿠닌 사장은 빅토르 사도브니치 모스크바대 총장 등 관련 학자들과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발표회에서 “서구식 세계화는 더 이상 매력이 없다”며 “이 개발은 국가간, 문명간 프로젝트로, 구조적 위기에 빠진 신자유주의적 경제 모델의 대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10~15개의 신산업과 수많은 도시들이 생겨나고 엄청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야쿠닌 사장은 총사업 비용만 수조달러가 들겠지만 경제효과가 투자비용을 압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포르토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원장은 이 프로젝트는 매우 야심차고 비용이 많이 들지만, 여러 사회적 프로그램과 산업분야, 에너지 자원 등과 연계돼 광대한 지역의 개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랜스 유라시아 벨트가 완공되면 모스크바에서 극동의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트랜스시베리아 철도를 비롯한 각 대륙의 기존 운송망과도 연계돼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최장 철도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 동부 이우까지 1만3000km를 잇는 이신어우 라인이다. 러시아가 구상하는 ‘트랜스 유라시아 벨트’ 운송망의 총연장은 그 두 배가 넘는다.

야쿠닌 사장은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시작 시기와 사업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베링 해협을 잇는 교량과 터널 건설은 19세기말부터 제안돼 왔으나 아직까진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는 최근 몇년새 많은 지원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아직까지 시공된 사업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