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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축 본격 시동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축 본격 시동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문으로 북한과의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축을 위한 정부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주요 정책과제를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북한 개방을 유도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유라시아로 가는 길목에 있는 북한의 협조가 불가피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주최한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물류, 에너지, 인적교류를 비롯한 대부분의 협력과제들은 남북관계의 안정 없이는 풀어나가기 어려운 과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과제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만 하더라도 북한 협조가 절실하다. SRX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연결해 이 지역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프로젝트다. 한반도와 러시아, 중국,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를 만들기 위해선 북한 지역을 관통해야 한다.

북한과 러시아 간 경제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는 포스코, 코레일, 현대상선 등 국내 기업 컨소시엄이 우회적으로 참여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북·러 국경에서 50여㎞ 거리에 있는 북한 나진항 현대화, 복합물류 사업, 철도 개보수를 중심으로 향후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베리아의 석유·가스 개발을 공동 추진해 러시아 사할린과 시베리아의 가스를 수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러를 연결하는 가스관을 건설해야 한다. 정부는 러시아 연해주에 곡물터미널 구축, 우즈베키스탄 시범온실 사업, 스타브로폴 지역 농장개발 방안도 논의 중이다. 유라시아 지역의 국토 정보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이 가입돼 있는 유라시아경제동맹(EEC)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수출입은행과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VEB)은 지난해 11월 공동으로 10억 달러(약 1조395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었다. 한국투자공사(KIC)와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역시 공동으로 5억 달러 정도를 투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결실을 보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 집권 이후 이산가족 상봉을 제외하고는 대북관계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으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수차례 협의를 거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정책과제를 구체화했다"며 "남북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타면서 이 같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