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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376조] SOC(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24조, 安全에 14조 풀어 景氣 띄운다

[내년 예산 376조] 최경환의 승부수…
 SOC(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24조, 安全에 14조 풀어 景氣 띄운다



[內需 살리기 총력전]

SOC, 1조7000억 줄이려다 오히려 7000억 더 늘려… 安全도 경기 부양에 초점
崔부총리, 재정赤字 우려에 "지고지순한 정책은 없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예산을 늘리기로 한 배경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가 작용했다. 바닥에 내려온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 적자를 감수하고 최 부총리가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7분기 만에 최저치인 0.5%를 기록할 정도로 민간 부문에서 심각하게 활력을 잃고 있기 때문에 재정을 풀어 빨리 반등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펴야 경제 활성화→가계소득 증대→세수 확대→재정 건전성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총력전을 펼치면 3.7%인 올해 경제성장률을 뛰어넘어 내년에는 4%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재정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최 부총리는 "이 세상에 지고지순한 정책은 없다"며 머뭇거리지 않고 확장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1조7000억원 줄이려던 SOC 예산 7000억원 늘렸다

정부가 화끈하게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장 뚜렷하게 표시한 분야는 철도·도로 등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다. 올해 23조7000억원이었던 SOC 예산은 애초 22조원으로 줄일 예정이었다. G20(주요 20개국) 국가 중 국토 면적당 교통 인프라가 고속도로 1위, 철도 6위인 만큼 과도한 투자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 방침을 깨고 SOC 예산을 24조4000억원으로 7000억원 늘렸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여 침체를 겪는 건설업계를 단기간에 살리고 고용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202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던 포항~삼척 철도 건설비를 4540억원으로 배 이상 늘리는 등 과감하게 각종 철도·도로 건설 사업의 예산을 늘렸다. 이렇게 예산을 쏟아붓고 공기(工期)를 줄여 내년에 올해(54개)보다 훨씬 많은 94개 도로 사업을 완공하기로 했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은 "SOC 사업이 전부 지방에서 벌어지는 만큼 지방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안전 예산도 경기 살리기에 초점

정부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는 점을 반영해 안전 예산을 올해 12조4000억원에서 17.9% 늘어난 14조6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특징적인 점은 안전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경기 살리기까지 보탬이 되도록 쓰는 예산이 상당히 들어 있다는 것이다.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 보강 공사에 2조원을 투입하며, 낡은 철도 시설을 보강하고 구불구불해서 위험한 도로를 펴는 데 2조1000억원을 쓴다. 보수 공사를 대대적으로 벌여 안전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경기 부양 효과도 노린다는 것이다. 보수공사 외의 안전 예산은 특수 소방차, 소방 헬기 등 재난 대비용 장비를 구입하고 CCTV를 15만7000대에서 17만대로 늘리는 것 등 장비 구입에 대부분을 쓴다.

14조3000억원 투입해 일자리 66만개 만든다

일자리를 늘리고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정부는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1조1000억원 늘어난 14조3000억원 투입해 공공 근로 등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일자리를 내년에 66만개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올해 65.2%인 고용률을 내년에는 66%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미래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R&D(연구 개발) 분야에도 올해보다 5.9% 늘어난 18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의료 기기, 3D 프린팅 기술 개발 등에 집중 투자한다. R&D 예산 중 창조경제에 해당하는 예산만 8조3000억원(올해보다 17% 증가)에 달하는데, 경기도 판교의 창조경제 밸리(한국형 실리콘 밸리)를 키우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제약·의료 기기 등 보건 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만들고, 관광업에 투자하는 관광 펀드도 조성해 서비스산업을 키우기로 했다.

정부는 예산이 계획대로 쓰여 효과를 내면 소비 심리가 살아나 작년과 올해 1%대에 그친 물가 상승률이 내년에는 2.3%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세계 주요국이 경기 침체에서 탈출하기 위해 재정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며 "재정 확대는 우리가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지 않게 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