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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증권

파라자일렌, 가격 반등..바닥 찍었나

파라자일렌, 가격 반등..바닥 찍었나
업계 "감산 및 폭발사고 영향..가격추이 지켜봐야"




◇사진=뉴스토마토 DB.

합성섬유와 페트병 원료로 쓰이는 파라자일렌(PX)의 바닥 탈출론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파라자일렌 가격이 한 달째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가운데,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수요 증가보다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에 따른 일시적 수급 불균형에서 가격 상승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PX의 6월 셋 째주 거래가격은 전주 대비 4.3% 상승한 톤당 1336달러로 집계됐다. 폴리에스터의 원료이자 PX를 원료로 하는 중간재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역시 지난주 대비 2% 상승한 993달러에 거래됐다.
 
전방인 폴리에스터의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중간재는 물론 원료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PX 가격은 지난 3월 톤당 1199달러를 기록, 올해 들어 최저점을 찍은 뒤 5월 중순부터 서서히 회복되는 모양새다. PX 가격은 5월 둘째주 톤당 1201달러로 올라서며 매주 꾸준히 상승해 왔다.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각 업체마다 감산과 정기보수에 나서면서 생산량을 조절한 결과다.
 
지난 3월 일본 JX에너지가 감산의 신호탄을 쏜 데 이어 국내에서는 GS칼텍스와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인 현대코스모 등이 PX 생산량을 줄였다. 대만에서는 포모사와 CPC 등이 감산에 돌입하는 등 업체마다 생산량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격 방어에 나섰다. 전방 수요를 결정짓는 경기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감산이라는 자구책 마련에 돌입한 것.
 
중국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도 PX 가격 상승에 불을 붙였다. 지난 9일 중국 양쯔 지역에 위치한 시노펙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85만톤 규모의 PX 설비가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 공장은 지난주에 가까스로 PX 생산에 나섰지만, 가동률은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폭발사고의 여파는 PX공장은 물론 정제시설에도 영향을 미쳐 PX의 원료 공급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PX 업체들에겐 뜻밖의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업체들이 일제히 가동중지나 정기보수에 돌입하면서 PX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폭발사고까지 발생해 PX와 원료 등의 수급불균형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방 산업의 수요가 뚜렷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만 오를 경우 공급과잉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들은 영업상의 이유로 가동률을 공개하지 않는 탓에 각 업체마다 가격 동향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현 시장 상황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고, 생산량 확대에 나서는 업체가 많아질 경우 공급과잉 문제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PX 생산업체들 사이에서는 적어도 2주간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1~2주간은 PX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전방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일시적인지, 추세적으로 회복되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가동률을 두고 업체 간 치열한 눈치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체들끼리 가동률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설 경우 담합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업체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할 경우, 무역 분쟁으로 번질 우려가 커 개별 기업별로 수시로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안 외에는 마땅한 자구책이 없는 실정이다. 시장 흐름에 대한 판단과 전략에 따라 수익성이 갈리는 만큼 생산량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3월 기준 국내 PX 생산능력은 총 644만톤으로, S-Oil이 180만톤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GS칼텍스(135만톤), 현대코스모(118만톤), 롯데케미칼(75만톤), 삼성토탈(71만톤), SK종합화학(65만톤) 순이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인 SK종합화학(100만톤)과 SK인천석유화학(130만톤)을 통해 신증설 물량 230만톤을 오는 6월 말부터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7월에는 삼성토탈이 100만톤 규모의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에 나선다.
 
꼬인 수급은 여전히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