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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서/IT

삼성 "갤S4 용량 부족, 마이크로SD로 보완"

삼성 "갤S4 용량 부족, 마이크로SD로 보완"

갤럭시S4의 저장 공간이 도마 위에 올랐다. 16GB의 갤럭시S4를 판매한 미국 시장에서는 출시 직후부터 부족한 저장 공간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전체 저장 공간 중에서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8.82GB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씨넷을 통해 “갤럭시S4는 내장 메모리에서 약 6.85GB를 시스템이 쓴다”라고 밝혔다. “갤럭시S3에 비해 1GB 더 쓰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러가지 응용프로그램(앱)들이 더해졌고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진 것 때문이라고 삼성전자는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해결책으로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통해 최대 64GB의 메모리를 더 늘려서 쓸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사실 메모리 용량이 줄어든 데에는 플래시메모리의 착시 효과도 있다. 우리가 16GB라고 부르는 메모리에 담을 수 있는 실제 저장공간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16GB로 알아채지 못한다. 우리가 숫자를 세는 기준은 숫자 1000을 기반으로 한다. 1GB는 1000MB를 말한다. 하지만 2진법을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의 1GB는 1024MB를 뜻한다. 1MB 역시 1024KB다. 그 차이가 처음에는 작아보이지만 1024 단위로 곱해지면서 그 오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플래시메모리나 하드디스크의 설계는 1024 대신 1000을 단위로 만들어진다. 

실제 컴퓨터가 16GB로 받아들이려면 17,179,869,184B여야 하지만 실제 플래시메모리는 16,000,000,000으로 설계된다. 이를 다시 컴퓨터가 받아들이는 1024 단위로 풀어보면 16GB 플래시 메모리의 실제 저장공간은 14.9GB가 된다. 

그 중에서 시스템에 약 6~7GB정도를 할당하면 거의 절반의 용량에 가깝게 된다. PC용 윈도우8의 설치 용량이 9GB 정도 되는 걸 생각하면 작은 용량은 아니다. 별도 앱이나 기능이 거의 깔려 있지 않은 넥서스4의 경우 안드로이드 4.2를 설치하고 이용자에게 12.92GB가 할당되는 것과 비교하면 갤럭시S4의 새 기능들이 차지하는 저장공간은 꽤 크다. 

물론 갤럭시S4의 저장공간은 플래시메모리를 이용해서 늘릴 수 있다. 이건 대다수 안드로이드폰의 강점으로 꼽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대 64GB의 메모리를 꽂을 수 있고 가격도 싸다. 2만3천원 정도면 32GB 마이크로SD카드를 살 수 있다. 64GB도 5만원대다. 별도로 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필요하면 살 수도 있다. 

골치 아픈 것은 확장메모리에 앱을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멀티미디어 파일이나 문서는 얼마든지 늘릴 수 있지만 앱은 외장 메모리를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동영상이나 음악 등은 플래시메모리에 얹으면 되지만 요즘 나오는 게임들은 추가 설치 파일로 1GB를 훌쩍 넘긴다. 

묘하게도 초기 안드로이드가 앱 설치용 별도 파티션을 갖고 있던 것과 비슷한 그림이 됐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이전의 안드로이드는 앱만 설치하는 별도의 공간을 제공했는데 이를 제조사가 미리 할당했다. 앱을 200MB밖에 못 까는 스마트폰도 있었다. 당시에는 10MB 남짓한 앱이 많았으니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요즘 나오는 안드로이드폰들은 MTP방식의 파일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내장 메모리 전체를 앱으로든 동영상으로든 나눠 쓸 수 있도록 바뀌어 편해졌지만, 정작 안드로이드가 커졌고 제조사들이 기능을 많이 넣고 통신사 앱들이 더해지면서 기본적으로 너무 많은 공간을 잡아버리면서 예전과 묘하게 겹치는 상황이 됐다. 

삼성전자는 국내에 32GB 용량의 갤럭시S4만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 소개에도 실제 쓸 수 있는 메모리가 21.96GB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정도면 크게 부족함 없이 앱을 깔 수 있고 마이크로SD카드를 활용하면 많은 콘텐츠를 담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 당분간 16GB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16GB로는 부족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것도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국내에 16GB 갤럭시S4가 등장한다면 앱보다 멀티미디어 비중이 많은 이들에게 잘 맞을 수 있다. 기존 갤럭시 제품들을 보면 출고가 기준으로 32GB와 16GB는 10만원 가까이 차이 나는데 플래시메모리를 직접 늘리면 5만원 선에서 64GB를 더할 수 있다. 더 싸고 더 넉넉하게 쓸 수 있다. 음악이나 동영상의 비중이 높다면 더 작은 용량의 갤럭시S4를 쓰고 앱이나 게임의 비중이 높다면 가급적 용량이 큰 제품을 고르면 좋을 것 같다. 삼성전자는 국내에는 아직 32GB 제품만 내놓았고 이후 시장 반응에 따라 16GB와 64GB를 선택적으로 내놓을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