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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서/IT

[한국의 새로운 실크로드, 극동 러시아] 동북아 자원외교 전쟁시대 극동러시아를 주목하라

'자원 부국' 러시아가 동아시아를 향한 러브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3기 집권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신동방정책은 러시아의 미래가 걸린 대대적인 프로젝트다. 극동 러시아의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를 외국 기업 투자 유치로 해결하고, 경기가 꺼진 유럽 대신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것이다.

러, 동아시아 본격 러브콜 
극동개발부 395조 투자 계획 
한·러 무비자 협정 내년 발효 
교류 활성화 획기적 전기로


푸틴이 지난해 5월 신설한 극동개발부는 이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었다. 세르게이 사나예코프 러시아연방정부 극동개발부 장관 보좌관(차관급)은 "외국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선 우선 좋은 투자 환경을 갖춰야 한다"며 "한국 기업이 와서 반드시 성공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투자 실패의 원인 제공자는 철저히 찾아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극동개발부 고위 관계자와의 인터뷰는 한국 언론 최초로 진행된 것이다.


극동개발부는 '극동·바이칼 지역 사회경제발전' 계획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북극 항만 개발, 극동지역 공항 개발 등 23개 대규모 투자 사업을 실시한다. 총 투자 규모 3천500억 달러(약 395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1천억 달러는 러시아 정부가, 나머지 2천500억 달러는 민간 자본 투자 유치로 진행될 계획이다. 극동·바이칼 지역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감세 혜택을 주는 극동개발특별법도 준비 중이다. 


극동의 중심지 블라디보스토크는 한반도와 대륙을 연결하는 물류의 이동 통로로,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새로운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러시아를 거치는 북극 항로가 열리면 부산항은 '제3의 개항' 시대를 맞게 된다. '강한 러시아 부활'을 내건 푸틴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경제동맹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도 추진 중이다. '유라시아연합'은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경제동맹체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성사 단계인 한·러 무비자 협정은 한·러 관계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주러시아한국대사관 위성락 대사는 "한·러 간 60일 연속 무비자 협정이 오는 9월 있을 한·러 정상회담 때 서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며 "내년 초 발효가 목표"라고 말했다. 무비자 협정이 발효되면 우선 가까운 극동 러시아와의 교류가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극동 러시아는 진정한 '기회의 땅'일까. 제반 여건이 여전히 열악한 러시아 극동지역은 공기업마저 큰 손실을 입고 줄줄이 철수한 '우리나라 기업의 무덤'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실패한 나홋카 항 현대화 사업 러시아 측 파트너 DVTG와 아직도 소송 중이다. 경남도의 연해주 농장 사업 실패 등 연해주 진출 농업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기업도 실패하는 이 힘든 시장에 진입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성과 없는 교류 21년, '자매 도시'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는 어떤 과제를 안고 있나.


'힘들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러시아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분야별로 짚어보는 시리즈를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