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보란듯…중·러, 수백조원대 '서부노선' 가스 공급 합의
시진핑·푸틴, 11번째 정상회담서 '찰떡궁합'
작년에는 '동부노선' 410조원 공급 계약 체결
모스크바~카잔 고속철도에 21조원 공동투자
'미·일 신밀월' 맞서 경제 등 전방위 협력 과시
< 손 잡은 중·러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크렘린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9일 열리는 러시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3년 집권 후 11번째 얼굴을 맞댔다.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하루 앞둔 8일 모스크바에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신(新)밀월관계’를 선언한 지 10일 만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역시 이날 수백조원대에 이르는 ‘서부노선’ 가스공급 계약과 고속철 건설 지원 등 굵직굵직한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서명하는 등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국제사회에서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일과 중·러 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백조원 ‘서부노선’ 계약 승인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신화통신은 “두 사람의 만남은 시 주석 취임 이후 11번째”라며 “이번 회담에서 중·러 양자관계 및 국제 문제,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고 전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 가즈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이날 ‘서부노선’을 통한 대중(對中) 가스공급 프로젝트의 기본 조건에 합의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합의 내용을 승인했다. 서부노선 가스공급 프로젝트가 타결되면 러시아는 서부 시베리아 알타이 지역에서 중국 서부지역으로 대량의 가스를 공급하게 된다. 앞서 중·러 양국은 작년 5월 정상회담 때 4000억달러 규모(약 410조2000억원)의 ‘동부노선’ 천연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언론들은 서부노선 계약에 대해 “연간 300억㎥의 천연가스를 추가로 공급받는 것으로 (계약 규모는) 동부노선 계약의 배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부노선보다는 소규모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러 vs 미·일 경쟁구도 본격화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중부 도시 카잔을 잇는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1조루블(약 21조467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협력 문건에도 서명했다. 또 러시아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중국개발은행이 러시아 시멘트회사 유로시멘트에 대한 시설투자 차관을 9억6000만달러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논의돼온 각종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타결지은 것은 기본적으로 두 나라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연간 천연가스 수요가 1800억㎥에 달하지만 공급량은 1230억㎥에 그쳐 추가 공급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 조치로 천연가스와 관련한 새 시장 개척이 절실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그러나 “중·러 양국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각종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서명한 데는 다분히 정치적인 동기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추진, 육·해상 신실크로드 구축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본을 활용,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중국 입장에서는 이들의 협공을 견제할 ‘우군’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역시 경제제재를 앞세운 서방 국가들의 포위망을 돌파해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게 필수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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