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이통사 효자 될까
내 차 빅데이터가 휴대폰에 쏘옥…
국내 3사 경쟁적 서비스 출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스마트카’(Smart Car)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서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스마트카가 이통사들에게 ‘효자’가 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ICT업계 새 먹거리 스마트카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카는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과 함께 ICT 업계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카는 내부에서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차량으로, ‘달리는 스마트폰’이라고도 불린다. 양방향 인터넷과 실시간 내비게이션 지원, 원격차량 제어 등으로 운전자 편의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BI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스마트카 시장은 매년 45%씩 성장, 2020년이면 전 세계 출하된 차량 중 75%를 차지할 전망이다.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20년 스마트카가 2억50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자동차가 많이 등장했던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 구글과 애플이 세계 자동차 업체들과 협업해 개발한 스마트카를 선보인 가운데 국내 이통 3사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관리 서비스 ‘스마트 오토스캔(왼쪽)’과 LG유플러스서 내놓은 국내 최초의 LTE 기반 스마트카 서비스 ‘티아’.
LG유플러스·SK텔레콤 제공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차량용 미러링 서비스인 ‘카링크’(Car Link)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으면서 스마트카 산업 해외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미러링 서비스란 모바일 기기의 화면을 다른 디스플레이 장치에 그대로 표시해 주요 서비스와 기능을 연동해 주는 기술이다. 카링크 서비스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우고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게 하는 미러링 기반 서비스다.
이 회사는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의 스마트카 서비스 ‘티아’(TIA)를 출시해 화제가 됐다. 이는 LTE 망을 통해 차량에서 수집한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분석한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다. 차량 내 LTE 모뎀과 첨단 융합 센서 등이 탑재된 단말기를 장착하면 연비와 연료사용, 배터리와 소모품 현황, 차량의 사고와 고장, 주행시간 등 운행정보와 더불어 위치정보까지 차량 정비나 관리에 필요한 정보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최고경영자(CEO)인 이상철 부회장은 올해 MWC 방문에 앞서 핀란드에서 노키아가 준비 중인 스마트카의 운전대를 잡고 시연에 참가했으며, MWC에서는 중국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 부스를 찾아 스마트카 서비스를 체험했다. 부스 방문 시간은 애초 10분으로 예정됐으나 30분을 훌쩍 넘겼을 만큼 이 부회장의 관심이 지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보기술(IT)의 발달이 자동차에 대한 개념을 바꿔 더 이상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다”며 “IoT 시대엔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동차 내부가 진정한 사적 영역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세계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인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도 스마트카 산업을 본격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차량 관리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을 통해 스마트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플래닛은 2010년부터 스마트폰 중심의 카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 ‘SM5 플래티넘’에 최초 상용화했으며 현재 르노삼성 차량의 전 라인업에 적용한 상태다. 길안내 서비스인 ‘T맵’의 차량용 버전 ‘3차원(3D) T맵’을 비롯해 사진과 음악 등 스마트폰에 저장된 콘텐츠를 차 안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심플싱크’, 차량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고연비·친환경 운전을 지원하는 ‘에코드라이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IoT 기반 스마트카 솔루션 ‘스마트 오토스캔’을 출시했다. 전용 스캐너를 자동차에 장착한 뒤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157가지 차량고장 코드, 51가지 주행기록 정보, 19개 센서 정보 등 정비소에 가야만 알 수 있던 차량상태를 일반 운전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KT도 자동차와 IT 산업의 융합을 통해 ‘자동차=타는 것’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2013년 10월 국내 최초로 현대자동차 대형 트럭에 스마트폰을 통한 차량제어·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블루링크’ 서비스를 탑재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가 출시한 고급 세단 ‘아슬란’의 블루링크 안전 서비스 무상 제공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블루링크 안전 서비스는 에어백 작동상황을 상담센터에 자동으로 전송하고, 긴급 출동 서비스 등을 지원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동차에 부착된 각종 특수단말에서 감지된 정보가 KT의 이통망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송된다. KT는 이 서비스를 들고 연내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도 노릴 방침이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0년 스마트카 시장 규모는 29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자동차 업체와 이통업체 등과의 협업은 지속적으로 활성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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