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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서/IT

삼성페이 출시로 '스마트폰 터치 결제' 확산될까


△삼성페이는 스마트폰과 전통 단말기의 결합에 따른 과도기적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 터치 결제’ 방식이다. (사진=루프페이)

핀테크 바람타고 간편결제 급성장
삼성페이 출시로 카드사 오프라인 진출
'스마트폰 터치 결제' 급속도로 늘듯

최근 핀테크 바람을 타고 스마트폰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당연히 이 시장을 놓고 카드사간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어떤 카드사도 평정하지 못한 시장이 있다. 바로 오프라인 시장이다. 스마트폰 간편결제 10건 중 9건은 온라인 시장에서 이뤄질 정도로 현재는 온라인 시장에 무게추가 쏠려 있다. 그러나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오프라인(280조원) 규모가 온라인(52조원)을 훨씬 능가한다. 카드사들도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해야 스마트폰 간편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오프라인 스마트폰 결제 시장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은 이 시장에서 먹히는 제대로 된 기술을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간편결제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바로 앱카드와 유심형 모바일 카드다. 앱카드는 신한·삼성·롯데·현대·KB·NH카드 6곳이 주축이다. 유심형 모바일 카드는 하나카드와 BC카드가 밀고 있다. 


◇ 국내 모바일 결제…오프라인에선 활용도 낮아 


앱카드는 이미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활성화된 편이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선 활용도가 상당히 낮다. 앱카드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신용카드 정보를 넣어 카드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매장에서 물건값을 치를 땐 비밀번호 4자리만 누르면 결제가 끝나지만 오프라인에선 앱을 실행하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바코드·QR 방식 골라야 하는 등 사용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사실상 온라인 시장에 최적화된 결제 도구다. 반면 유심형 카드는 스마트폰 유심에 신용카드 정보를 넣어 사용하는 방식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이 적용돼 결제 단말기에 스마트폰만 갖다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버스카드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유심형은 오프라인 시장을 겨냥한 상품이다. IT산업을 장악한 애플과 구글이 최근 선보인 스마트폰 간편결제에도 이 NFC 기술이 적용됐다. 그러나 정작 이 유심형 카드는 아직 한국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NFC형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 단말기 대부분은 카드를 긁으면서 결제하는 마그네틱(MS) 단말기다.  


최근 삼성전자가 국내 카드사와 손잡고 선보이기로 한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결제에 적합한 기술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카드사들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준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최근 인수한 벤처기업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적용한다.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대면 마치 카드를 긁은 것처럼 카드정보가 단말기에 전달돼 결제가 이뤄진다.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결제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없이 기존 MS단말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먹히는 유일한 기술인 스마트폰 터치 결제 방식을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삼성페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초기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카드사로선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오프라인 시장에서 스마트폰 결제 금액을 늘릴 기회를 잡은 셈이다. 


◇ 삼성페이 출시…모바일 결제 변화 맞나 


그렇다면 올 하반기 선보이는 삼성페이 출시를 계기로 국내 스마트폰 결제 환경이 일대 변화를 맞게 될까. 각 카드사 핀테크 담당자들은 초반엔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들이 적응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가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은 보안문제가 넘어야 할 산이다. 삼성페이는 결제할 때 카드번호를 전송하는 게 아니라 일회용 정보를 보내는 토큰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복제가 쉬운 마그네틱 카드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 역시 토큰 기술이 적용됐지만 최근 들어 결제 사고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며 “보안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상품 활성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페이가 올 상반기에 출시하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만 탑재되는 점도 상품 활성화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카드사 임원은 “갤럭시 새상품이 아무리 많이 팔려도 모든 사람이 삼성페이를 쓴다고 볼 수 없다”며 “신용카드 단말기 보급률이 100%인 우리나라에서 실물카드를 대신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나거가나 스마트폰이 갑자기 고장이 나면 사용할 수 없다”며 “초기엔 삼성페이와 같은 결제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소비자 인식 전환…스마트폰 터치 결제 확산 전망 


그러나 삼성페이 출시를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 결제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카드를 긁는 대신 스마트폰 터치 결제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에서의 스마트폰 결제는 스마트폰과 NFC 단말기가 결합한 NFC 결제 방식으로 수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를 계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터치 결제가 더 편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스마트폰에만 NFC 기술이 탑재돼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결제 단말기에도 NFC 기술이 적용되면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NFC 시대를 준비하려는 카드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중으로 실물카드를 발급받지 않더라도 바로 스마트폰으로 신용카드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안을 허용할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물카드를 1장 발급하려면 1만원가량 들어가지만 모바일카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NFC 기술이 확산되는 추세여서 카드사로서도 여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바로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앱카드 진영이었던 신한·삼성카드도 최근 들어 NFC 기반의 간편결제 툴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