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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서/IT

나날이 진화하는 구글 글라스

나날이 진화하는 구글 글라스

원격수술 코칭 및 즉석 건강진단도 가능해


구글의 신기술 발표회장에 갑자기 구글 창업자 중 한 명인 세르게이 브린이 나타나 무대로 올랐다.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관중들에게 무대 뒤의 대형화면을 보여줬다. 샌프란시스코 상공의 비행선과 연결된 화면에서는 스카이다이버들이 낙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낙하하면서 다이버들의 눈앞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마치 블록버스트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화면에 나타났다. 잠시 후 그 화면은 발표회장인 모스코니센터의 지붕을 비추더니 3층 발코니에서 행사장의 무대로 이어졌다. 스카이다이버들이 지붕에 착륙한 후 밧줄을 타고 내려와 미리 준비된 자전거를 탄 채 무대에 오른 것이다.

지난 2012년 6월 27일 깜짝쇼처럼 진행된 구글 글라스의 시연회 모습이다. 그때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 글라스를 들어 보이며 “상상도 못할 미래가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기계”라고 소개했다.

세르게이 브린의 말처럼 상상도 못할 만큼은 아직 아니지만, 최근 들어 구글 글라스를 응용한 신기술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구글 글라스의 진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구글 글라스를 응용한 신기술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구글 글라스의 진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 위키피디아

지난 5월 파라과이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이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채 수술을 시작했다. 그 수술은 장기나 지방 조직이 서혜부 내 복부의 약한 영역을 통해 돌출된 탈장을 치료하기 위한 평범한 외과 수술이었다.

그런데 이 수술 장면은 구글 글라스를 통해 미국 로스엔젤리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외과 전문의 팀으로 생생히 전해졌다. 그 전문가들은 곧 파라과이 의사들이 구글 글라스 모니터 상으로 읽을 수 있게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술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전송했다. 이후 그 수술 영상과 의견은 파라과이 인턴 의사들의 교육과정을 위해 저장되었다.

이 상황은 해외의 외과 의사들을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데 구글 글라스를 이용한 첫 사례로 기록되었다. 구글 글라스와 페이스 북 등의 최신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 외과수술 리더들과 연결함으로써 자원 빈국의 의료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구글 글라스로 해외의 외과 수술 가르쳐

서반구 내 어린이와 성인들에게 무료 탈장 수술을 제공하도록 도와주는 비영리기구에 의해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UCLA의 외과 의사들은 빈민 환자들을 위해 파라과이와 브라질에서 일하는 신규 외과 의사들의 트레이너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번 가을에는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아이티,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에콰도르 등지에서 수행될 예정이다.

UCLA의 일반외과 교수인 데이비드 첸 박사는 “이 같은 기술의 출현으로 다른 의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끔 쉽게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구글 글라스로 상대방의 얼굴을 분석해 지금 그 사람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 이 구글 글라스용 애플리케이션은 독일의 프라운호퍼 집적회로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정교한 고속 객체 인식 엔진(SHORE)’을 이용한 것이다.

SHORE는 상대방의 얼굴을 분석해 행복, 슬픔, 화, 놀람, 나이 추정, 성별 등과 같은 정보는 물론 눈 깜빡임에 대한 추정과 감정 인식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1만 개 이상의 주석이 달린 얼굴 데이터로 구조 기반의 특징과 학습 알고리즘을 결합해 매우 높은 인식률을 가지는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자폐 범주성 장애를 지닌 이들의 의사소통 도우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 새로운 기술이 구글 글라스와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세계 최초의 감정 인식 소프트웨어라고 밝혔다.

구글 글라스를 통해 무선으로 에이즈나 전립선암 등의 질환을 즉석에서 진단할 수 있는 서버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됐다. UCLA 교수이자 캘리포니아 나노시스템스연구소 부소장인 아이도건 오즈칸(Aydogan Ozcan) 박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구글 글라스를 통해 개발된 첫 번째 바이오의학 센싱 응용 기술로서, 면역학적 즉석 진단 테스트(RDT)와 웨어러블 컴퓨터(구글 글라스)의 양쪽에서 모두 장점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생각만으로 작동시키는 기술도 선보여

사용자가 구글 글라스의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RDT 소자의 사진을 촬영하면 자체 내장된 응용 프로그램이 다른 정보들과 자동으로 취합한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전송하게 된다. 그러면 전송된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진단 결과를 만들어 구글 글라스의 사용자에게 보내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구글 글라스 사용자들은 다른 부가장치의 사용 없이 촬영 이미지를 업로드 한 후 8초 내에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분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음성이 아닌 생각만으로도 구글 글라스를 작동시킬 수 있는 기술도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어보다 가볍고 편하다는 장점을 지닌 구글 글라스에는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작동된다.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 사진을 찍거나 공유하고 문자메시지나 실시간 교통정보 등의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즉, 손가락이 아니라 말로써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영국의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업체인 ‘디스 플레이스’에서 사람의 뇌파를 판독해 구글 글라스를 작동시키는 ‘마인드RDR’이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음성 없이 생각만으로도 구글 글라스를 작동시킬 수 있게 됐다.

이 앱을 켠 후 사용자가 피사체 방향으로 바라보고 집중하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모바일 뇌파측정장치가 뇌파를 읽음으로써 생각만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SNS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술은 운동 기능을 잃은 지체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MIT 미디어랩과 구글사의 쌍방향컴퓨팅연구소에서는 최근 구글 글라스 착용자의 안면 움직임을 이용해 심장박동이나 호흡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이 개발될 경우 구글 글라스로 사용자의 운동 중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피트니스 측면에서 즉각적인 피드백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개발로 이어질 수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