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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서/IT

삼성, 시스템반도체 골리앗에 도전

삼성, 시스템반도체 골리앗에 도전
내달 14나노 제품 양산…대만에 뺏겼던 아이폰에도 공급키로




삼성이 시스템반도체 거인인 대만 TSMC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부터 14나노 핀펫 시스템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 

경기도 기흥 공장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공장에서다. 14나노는 반도체 회로 굵기가 10억분의 14m라는 뜻이며, 핀펫은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들어 정보처리 속도를 월등히 빠르게 한 것으로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해 ‘핀펫’이라고 부른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시스템반도체 미세 생산공정은 20나노 반도체로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대부분 물량을 TSMC가 독차지하면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은 적자에 허덕여왔다. 특히 2012년 말 세계 최대 수요처인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 분쟁 등으로 거래를 중단하고 물량을 대만 TSMC에 몰아주면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은 더욱 고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나노 공정을 뛰어넘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반도체를 바탕으로 내년 아이폰 차기 모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A9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 측면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자 애플도 삼성전자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애플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통신칩 생산기업인 퀄컴에도 납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경쟁사인 TSMC는 16나노 핀펫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세공정 수준에서도 삼성전자가 앞설 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6개월가량 삼성전자가 먼저다. 애플과의 특허분쟁 악재 등을 삼성전자가 기술력으로 극복하면서 TSMC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14나노 핀펫 반도체에 힘입어 내년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최근까지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애물단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2600억원이었으나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원에 육박했다. 시스템LSI사업부의 수천억 원 적자가 반도체 부문 흑자를 감소시킨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올해 4분기에 적자 규모를 줄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매출 비중은 7대3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내년에 스마트폰 AP와 통신칩이 하나로 통합된 원칩(One-Chip) 모드앱(Modem+AP)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AP와 통신칩 통합 반도체는 퀄컴이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원칩 모드앱을 개발하면 퀄컴 의존도를 더욱 줄일 수 있다. 

■ <용어 설명> 

▷ 핀펫(FinFET) : 정보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든 시스템반도체 최신 기술로 소자 게이트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해 ‘핀펫’이라는 명칭이 붙었다.